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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번] 7년 동안 살면서 내가 겪은 인종차별들

by 에브리데이 JENJEN 202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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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젠젠입니다~

오늘은 제가 호주에 살면서 겪었던 3번의 인종차별에 대한 예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호주가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라고 하지만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는데요. 그래도 7년 동안 살면서 제가 느낀 3번의 인종차별의 경험을 말해 볼게요.

 

첫 번째, 이건 좀 가벼운 그나마 좀 나이스 하게 까는 인종차별

호주에 온 지 첫 해였어요. 그 당시에는 영어를 지금보다 더 못할 때였죠. 정말 하이, 헬로, 땡큐정도였달까요? 어느 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서 신호등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젊은 커플이 저보고 장난치듯이 웃으면서"안녕? 너 지금 들고 있는 커피 베트남 커피야?"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영어가 짧았던 제가 정말 그냥 "No. starbuks" 웃으면서 이랬어요. 웃으면서 물어보길래 웃으면서 답해줬는데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재네 뭐지 하고 말았는데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하니까 어이없어하면서 그것도 일종의 일종 차별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아니 스타벅스 로고가 딱 있는 커피인데 요즘 스벅 커피를 모를 리 없고 동양인이 커피 들고 있으니 장난으로 베트남 커피야 이런 식으로 깠던 거죠. 만약 정말 그냥 궁금해서 베트남 커피야라고 물어봤다면 제가 웃으면서 대답했을 때 왜 정색하고 그냥 가버렸을까요? 암튼 그때 당시에는 이것도 일종의 인종차별이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만약 지금 누가 저에게 그랬으면 정색하면서 대답했거나 무시했을 것 같아요.

 

두 번째, 본인도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면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

 

이때는 호주에 산지 3~4년 차쯤 이였어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려고 줄을 서있었고 제 앞에 호주 아주머니가 커피를 주문하고 있었어요. 캐셔에서 주문받는 여자도 남미 쪽 악센트를 가지고 있는 영어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녔죠. 이때 제가 영어 랭귀지 스쿨을 다닐 때라 남미 친구들이 많아서 남미 영어 악센트는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암튼 호주 아줌마한테 엄청 친절하게 주문을 받더라고요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서 제가 "Can i have an ice long black?" 이러니까 아까 그 호주 아줌마한테 친절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정색하면서 "Sorry what??"이러는 거 아닙니까? 아니 앞전에도 그냥 저런 무표정이었다면 원래 저런 사람인가 했을 텐데 그게 아녔거든요. 그래서 저도 정색하면서 "Ice long black" 딱 이러니까"Oh ice long black, okay" 이러는 거예요. 아니 정말 어려운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힘든 발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제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암튼 정색에는 개정 색으로 답했던 기억이 나네요.

 

세 번째, 내가 살면서 인종차별로 경찰서를 가게 될 줄이야.

이 날은 정확히 기억해요 2020년 3월 이었어요. 제가 한국에 휴가로 갔다가 한국 신천지 사태로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서 호주 멜버른에 예정보다 일주일 먼저 들어왔어요. 그리고 단기 숙소에 지내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리젝샵(다이소의 저렴한 버전이랄까)에 가서 물건을 보는데 좁은 복도에 어떤 아줌마가 뭘 보고 있길래 저는 최대한 안 부딪히고 지나가려는데 그 아줌마가 허리를 숙이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좀 스쳤어요. 그랬더니 대뜸 큰소리로 저한테 다른 길로 가면 되지 왜 이길로 지나가냐면서 스튜핏 하다고 그러대요? 아니 이 가게 전세 내셨어요? 하.. 진짜 이 날 피곤해서 싸우기도 싫고  무엇보다 딱 보니 눈도 살짝 풀리고 정상인 사람 같지 않아 보여서 그냥 쏘리 하고 지나갔어요. 똥이 무서워서 피합니까 더러워서 피하지...

 

암튼 그 가게를 나오고 백 미터도 안 되는 근방에 다이소를 갔어요. 실내용 슬리퍼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영화 스크림"마스크를 쓴 사람이 나타나서 내 옆에서 막 뭐라 뭐라 하는 거예요.

사진 구글

그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뭐라 하는지 잘 안 들렸어요. 속으로 오늘 정말 이상한 사람 많네 이러면서 그냥 무시하니까 가면을  확 벗어서 바닥에 던지는 거예요. 아까 리젝 샵에서 봤던 그 정신 나간 아줌마였습니다. 아니 이 미친 여자가 날 따라 온건가? 진짜 또라이구나 이 생각이 들면서 계속 제 옆에서 뭐라고 샬라 샬라 되길래 그냥 "You`re so funny" 하니까 이 여자가 욱하더니 갑자기 제 눈을 할퀴었습니다. 순간 나도 어이가 없고 욱해서 그 여자 양쪽 팔을 잡고 밀쳤어요. 암튼 막 나를 때리려고 하길래 제가 그 아줌마 손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어요. 그러면서 주변 물건들이 좀 떨어졌고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경찰 좀 불러 줄래? 하고 다이소 직원들이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 미친 여자가 "You`re so strong"이러더라고요 날 우습게 본거지 참나..

 

다이소 직원들이 전화로 경찰이랑 통화를 하니까 이 미친 여자도 심각성을 좀 느꼈는지 자꾸 자리를 뜨려 하길래 양 손을 잡고 안 놓아줬어요. 내 눈을 할퀴어 놓고 어딜 도망갑니까? 암튼 이 여자가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다이소 직원들한테는 엄청 친절하게 내가 너네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젠틀한 척을 하지 않나... 그 여자는 제가 아무 말 못 하는 동양 여자로 생각한 모양이었겠죠... 그러기엔 저도 작은 덩치는 아니거든요. 키가 173입니다. 암튼 경찰들이 왔고 저희를 따로 분리시킨 다음에 이것저것 상황을 물어보더라고요. 제 얼굴에 상처도 사진 찍었고요. 다행히 시티 중심부라 cctv가 있으니 경찰들한테 확인해 보라고 했어요.

솔직히 호주 경찰들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경찰을 부른 이유는 그 여자한테 앞으로 그러지 말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그 미친 여자는 여전히 어디 가서 그렇게 시비를 걸고 다닐지도 모르죠. 하지만 내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막 대한다면 참지 않을 겁니다. 항상 멀티 컬처라며 다양한 문화를 존중한다고 호주는 말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인종차별은 존재하고 제 주변에 겪은 사람들도 많아요. 또 코로나 상황으로 아무 이유 없이 동양인들이 겪는 인종차별은 말도 못 하죠. 제가 직접 당해보니 큰 소리를 내면 오히려 아무 말 못 하더라고요. 그러니 기죽지 말고 당당해져야 해요 물론 만약에 덩치 큰 남자였거나 십대들이 그랬다면 감히 그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찌 됐건 이 일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더 민감해졌고 참지 말아야 할 문제임을 느꼈어요.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또 이런 일이 안 일어날 거란 장담은 못하지만 혹시 내 주변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한다면 도와줄 수 있는 선에서 도와줄 것 같아요. 하다못해 동영상이나 사진이라도 찍어서 증거를 남기는 방법도 있고요. 이럴 때 내가 한국에서 산다면 겪지 않을 일인데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또 호주 멜버른은 너무 좋은 도시니까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야겠죠?

 

그럼 이상 젠젠의 인종차별 경험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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