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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번] 호주에서 헤어디자이너로서 살아가기란? 한인미용실 장단점?

by 에브리데이 JENJEN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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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젠젠입니다.

 

오늘은 저의 직업인 헤어디자이너에 대해서 예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용사가 되는 게 꿈이었고, 그래서 미용을 일찍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 미용학원을 다니고 주말에는 미용실에서도 아르바이트하면서 대학도 뷰티과로 진학을 했죠. 그리고 방송국 미용팀에 취직을 해서 3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다시 미용실로 취업을 했습니다. 현재까지 미용일을 계속해오고 있고 누구보다 제 직업을 좋아하고 누군가 미용을 배우고 싶다 하면 적극 추천해 주고 싶어요. 그렇다고 이게 결코 쉬운 직업은 아니죠 물론 어느 직업도 쉬운 직업은 없지만요.

그럼 8년 가까이 호주에서 살면서 저의 경험과 호주에서 미용사 직업의 장단점, 에피소드 등등을 나열해 볼게요.

 

2014년 1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오다.

 

20대 후반이 돼서야 드디어 꿈에 그리던 외국에서 살기를 실현했다. 중학교 친구가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었고 2013년도에 우리 둘이 태국으로 여행을 같이 갔는데 거기서 친구가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돼서 호주로 오게 되었다. 나는 당시도 헤어디자이너로 일을 하였기에 외국에서 구직활동에 대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일단은 한인 미용실에서 근무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2014년 2월 멜버른 시티 한인 미용실에 취업

 

그때 당시 멜버른에 와서 2~3주 정도 적응기간을 갖은 후에 일할 곳을 슬슬 알아보다가 호주 바다 사이트에서 미용실에 면접을 보러 갔다. 다행히 헤어드레서를 구인하는 샵들이 몇 개 있었고 그중에 한 곳에 들어갔다. 부부가 운영하는 미용실이었는데 와이프는 원장님으로 미용일을 하는 분이었고 남편은 사장님으로 주로 리셉션과 사무업무를 담당했다. 외국에서 첫 직장.... 쉽지 않았다. 언어의 장벽은 어마 무시하게 컸고 내 자신감과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말이 안 되니 더 주눅 들게 되고 평소에 잘하던 것도 실수를 하는 일이 많았다. 그 사장님은 영어를 못한다고 얼마나 나에게 구박을 주던지.... 또 호주는 시급제로 주기 때문에 한가한 날이면 그렇게 눈치를 주고 이곳저곳 청소를 시키고 아주 서러운 나날들이었다. 내가 손님 머리 커트를 하고 있으면 뒤에 와서 손님이랑 대화하라고 구박하고 커트 손님인데 염색하라고 꼬시라고 하는데 내 영어 수준은 아직 거기까지 안되는데 너무 스트레스였다. 물론 그 덕분에 영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했지만 그 사장님의 말투나 행동은 너무 꼰대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인사회에서 소문이 좋게 난 분은 아니었다.

 

한인 미용실의 장단점

 

다들 호주에 오기 전에 목표 설정을 하고 올 거라 생각한다. 나의 목표는 영어를 말하는 거였다. 하지만 정말 기본도 못 하는 상황에서 호주인들과 일을 할 수 없으니 일단 한인 미용실로 들어갔다. 그래서 주변 직원들의 도움도 받고 천천히 영어로 말하기 시작할 수 있었다. 미용실에서 일하면 손님들과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배운 영어를 연습하기 정말 좋다. 아무리 열심히 단어나 문장을 외워도 실제로 입 밖으로 내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무조건 배운 단어와 문장을 손님들한테 써먹었다. 그러다 보면 내 것이 되고 어느새 입에서 술술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단점은? 음.... 나는 호주에 8년째 살면서 오지(Aussie) 미용실에서 근무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내가 오지 미용실과 한인 미용실의 차이점을 비교하기는 애매하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예기를 통하면 뭐 오지 미용실은 쉬는 시간이나 직원 복지? 가 더 좋다고 해야 할까.... 휴가나 월차를 내기 더 쉽다고 해야 하나...... 근데 이것도 가게마다 다르고 보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더 낫다고 말 못 하겠다. 오히려 내가 알던 분은 호주 미용실에서 근무할 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너 내 머리 할 수 있겠어? 호주 사람 머리 경험 많니?"등의 인종차별적인 발언들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진상 손님은 드문 케이스라는 점!)

 

내가 만난 진상 손님들

 

내가 일하면서 만났던 진상 손님들.... 대체적으로 호주 사람들은 굉장히 나이스 하다. 호주는 멀티 컬처 국가라 여러 나라의 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고 유학생들의 비율도 높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는데 결론은 사람 사는데 다 똑같고  생각하는 것도 다 똑같다. 인종과 배경만 다를 뿐 결국 다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더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진상들은 있다. 

   

진상 케이스 1.

새치커버 염색 손님. 6 레벨 정도의 밝기를 원했고 염색 차트의 색상과 똑같이 나왔는데 본인은 자꾸 어둡다고 함. 그때 담당 디자이너가 호주에 갓 온 영어가 안 되는 디자이너였는데 그걸 이용해서 자기 말을 이해 못했다며 계속 컴플레인함. 하지만 분명 초반에 상담하는 거 내가 옆에서 다 들었음 그래서 내가 옆에서 그 디자이너 선생님 의견이 맞다고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국인 아줌마는 막무가내로 어둡다고 자기 돈 다 못 낸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닌가.... 결국 원장님이 반만 내고 가라고 해서 50프로만 내고 사라짐.

 

진상 케이스 2

이 손님은 내가 시술한 손님이었음. 머릿결 상태가 장난 아니었음 하지만 탈색을 원해서 상담을 엄청 오래 하고 손님 동의 하에 시술 들어감 탈색 후에 이전 시술로 인해 얼룩이 많이 진 상태여서 염색 바르기 전에 두 가지 컬러 테스트를 하고 손님한테 맘에 드는 색상을 선택하라고 함. 그리고 두 가지 컬러의 장단점을 다시 설명하고 손님도 동의하고 시술 들어감. 근데 2주 후 색상이 맘에 안 든다고 컴플레인함. 내가 이미 설명했던 부분이었지만 맘에 안 든다고 하니 그냥 다시 시술을 해줬음. 그리고 한 달 뒤에 또 전화 하서 색이 맘에 안 든다고 컴플레인함. 그래서 이번엔 세게 나감 그랬더니 환불을 해주던지 아니면 소비자 고발센터에 신고한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함. 그래서 가게로 와달라고 함 어느 부분이 맘에 안 드는지 사진상으로 판단이 안됬음. 그리고 샵에 와서는 또 다른 부분이 맘에 안 든다고 말이 바뀜. 정말 손님들한테 친절하자가 내 마인드이지만 이 손님한테는 개 정색함.

 

진상 케이스 3

이 분도 중국 아줌마였음. 영어가 전혀 안되셨음. 다른 디자이너 선생님이 염색 시술을 해줬는데 시술 당일 마무리할 때 맘에 안 들어했음. 그래서 재시술해주기로 약속하고 일주일 뒤 예약을 하고 감. 일주일 후 예약 당일 노쇼함.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2주 뒤에 다시 나타남. 그리고는 재시술해달라고 하길래 예약한 날 노쇼 했고 이미 시술 날짜로부터 3주가 지났기 때문에 시술비용 50프로 내야 한다고 함. 이미 본인 검은 머리가 조금 자라났음. 근데 다른 지역으로 휴가 갔다 오느라 못 온 거라면서 계속 우김....... 아니 휴가 간 거면 미리 예기해서 날짜를 바꾸든가...... 그리고 그 전에 예약할 때휴가 간다면서 왜 그 날짜로 예약을 한거지? 아무튼 그래서 원장님이 공짜로 해 줄 수 없다 우리 가게 정책이 있으니 시술비용 50프로 지불해라 하니까 갑자기 중국말로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면서 삿대질하고 난리남 그러더니 카운터에 있는 달력을 집어던지고 사라짐. (참고로 그 아줌마가 영어가 1도 안되어서 영어와 중국어가 되는 다른 손님이 옆에서 다 통역해 줬음)

 

 

내 기억에 남는 진상 손님들은 이렇게 3명 정도이다. 그 외에 자잘한 진상 손님들은 애교로 볼 수 있다. 정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진상을 부리는 손님들을 볼 때면 회의감도 들지만 그래도 일부에 불과하고 훨씬 좋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임신 34주 차라 일을 쉬고 있지만 가능하면 빨리 일터로 복귀하고 싶다. 아무튼 누군가 호주에 미용사로 올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내가 만났던 디자이너나 스텝 선생님들도(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간) 다시 호주에 오고 싶다고 열이면 열 그랬으니까..

 

Welcome to Australia

(사진 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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