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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주 고사난자로 유산 그리고 자연배출..안녕 튼튼아

by 에브리데이 JENJEN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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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임신을 확인하고 나니 뭔가 정신이 없었다

은근 이것 저것 준비할 것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고.....그치만 일은 미친듯이 바쁘고....

 

임신초기엔 특히나 조심해야 한다는데....임신이 한방에 쉽게 되서 그런건지....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걸까....

 

직업 특성상 하루종일 서서 일 하고 식사 시간도 불규칙하고..바쁠 땐 못 먹거나 정말 후루룩 마신다는 표현이 맞다..

네...저의 직업은 헤어드레서 입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도 매일 출근 길에 빈 속에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엄마가 스트레스 안 받는게 아기한테 좋은 거라는 좋은  명분을 핑계 삼아..

 

예민한 분들은 4~5주차 부터 입덧 증세가 시작한다는데 나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 아직 너무 초기라서 그런 줄 알았지...

 

그래도 눈으로 빨리 확인 하고 싶어서 성격 급한 나는 8주까지 못 기다리고 6주차에  첫 초음파를 예약했다. 

병원 으로 향하는 트레인  찬이랑 나 :)

굳이 집 근처에 병원가도 되는데 리뷰가 별로여서 시내 근처로 갔다 데이트도 할 겸!

 

오랜 만에 브런치 좀 먹어보려고 일찍 나왔는데 왠걸 문을 닫은 카페들이 많았다

 

우리 찬이 배고프면 예민해지는디.... 가려는 곳 마다 다 CLOSED.....

 

결국 시간이 애매해서 병원으로 그냥 갔다

(사진 구글 캡쳐)

건물 외관은 뭐 요 정도....

 

그래도 평점은 좋다

조금 대기하다가 배초음파를 했는데 Sonographer(초음파사)가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애기집은 희미하게 보이는데 아직 난황이 안보인다...더 자세히 보고 싶으면 질 초음파를 하던지  2주 뒤에 다시 오던지 해" 

 

그러면서 임신 피검사 했냐고 물어 봤는데

 

내 담당 gp가 피검사는 했는데 임신수치를 검사하진 않았다고 예기했더니

어깨를 으쓱하던데...무슨 의미죠..?

아무튼 2주 뒤에 다시 초음파 할 것도 없이

 

한 이틀 후 부터였나....아주 연한색의 갈색냉이 새끼손톱만큼 나오는게 아닌가...

검색해 보니 임신초기에 착상혈이 나타날 수 있다해서

걱정은 되었지만 멈추길 바라면서...

이미 몇 주전부터 예약한 고객님들과의 약속을 깨기 싫어서 또 미친듯이 바쁘게 일을 했지......

 

연한색의 손톱만한 갈색냉은 색이 점점 진해지면서 

양도 점점 늘어나고

나중에는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생리할 때 처럼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떄 뭔가가 잘못되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시작된 배통증...

평소에 생리도 굉장히 규칙적이고 생리통도 없는 나인데

정말 자궁을 쥐어짜는 통증이 점점 시작되면서

나중에는 진짜 너무 아프더라

 

결국 나는 한인gp에게 예약해서

내 모든 상황을 설명했고 피검사를 다시 했다

 

 

한국같으면 이런 일이 있을 때 산부인과에 가서 의사한테 진단받고 

그 병원에서 바로 초음파도 가능하지만

호주 의료시스템은 무조건 gp한테 가서 진단을 받고

초음파를 받기 위한 refferal 종이를 받아야지만 초음파를 받을 수 있다.

성격 급한 나에겐 최악의 시스템

 

그나마 내가 하혈을 해서 응급상황으로 내 예약을 당일날 껴넣어준 덕분에

초음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여자sonographer 였는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질초음파를 한다고 하더라

(흐미..무섭지만 뭐 정확한 진단을 위해ㅜㅜ)

 

열심히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It dosen`t look good"하면서 아기집만 보이고

그것도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모양이라고?했다. 

 

그리고 이틀 뒤에 나온 피검사 수치도 급격히 떨어지고.....결국 유산ㅜㅜ

 

처음엔 피만 나오더니 며칠 뒤엔 뭔가 울컥해서 보니

알수 없는 덩어리 같은게(엄지손가락 보다 조금 큰?) 두 번이나 나왔다

나는 또 그걸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지

아마 아기집이였나 보다

 

 

유산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며 다만 건강하지 못한 아기라서 그런거라지만

그래도 이게 꼭 내 탓인것만 같고

내가 조심했더라면..아침마다 커피를 빈 속에 안마셨다면...

일을 좀 줄이고 쉬었더라면...하는

죄책감이 안 들 수가 없더라ㅜㅜ

눈물이 막 나오다가 또 어느 순간 괜찮은 것 같다가...

나도 내 맘을 알 수가 없다구요

 

 

그렇게 하혈은 9일만에 끝났다

나는 2주 병가를 내고 쉬었고

 

더 건강한 아기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기운을 차려야지

엽산도 잘 챙겨먹고 운동도 좀 하고

 

다시 건강한 튼튼이를 맞을 준비를 해야지

튼튼아 안녕 그리고 미안해

우리 다시 건강하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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